설정상 마법사 1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처음으로 마법을 접한 지 2년.
악의 결사와 조우하고, 죽음을 동반한 수련 끝에 강해져서. 파트너와 단둘이 비밀기지를 급습해 최종 보스를 쓰러뜨리기까지, 2년 걸렸다. ……설정상으로는 말이지. 그게 전부 망상이란 걸 알고 있다. 이 세상에 마법 따윈 없으니까.
그래도 괜찮잖아. 나는 그것만으로도 인생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평범하고, 조금은 눈물이 흐르는 나의 현실도 세계를 구했다는 과거 설정을 하나 붙였을 뿐인데 고독한 영웅의 일상으로 변한다. 인정하기 싫은 현실에서 간단히 눈을 돌리고 도피해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돈다발이 가득 든 가방을 가진 미소녀 수련 마법사(라는 듯하다.)와, 이식된 마안이 욱신거려서 고통 받는 탈주 실험체 초등학생(실제 나이는 보기보다 많다는 듯.)이 내 일상에 끼어들었다.
응, 그 마음 나도 이해는 해. 아마도 이 녀석들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한때 세계를 구했던 마법사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마력을 잃어버려서 일상으로 돌아온’ 나 정도밖에 없겠지…….
상식적이고 친절한 중2병 소년의 배려가 착각의 파문을 부른다! 제8회 노블엔진 대상 라이트노벨 부문 우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