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민이라면 특히나 돈과 관련해서 귀에 익어 익숙한 이름들―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재벌들을 비롯한 한국의 대기업들이 한국 경제의 성장을 선두에서 이끌어왔다. 분명한 사실이다.
2014년 상반기에 나온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경제에서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이 그룹이 2013년 보유한 자산총액은 716조 원대에 이르며, 2013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넘어섰고, 이들 그룹을 포함한 10대 그룹의 자산은 GDP의 75%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런 한국 경제의 특징을 이해하는 데에 재벌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대내적으로 한국 경제의 특징을 결정짓는 이들 재벌들은, 한국이 세계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는 데 그 주역으로서, 그동안 수많은 분석이 대상이 되어왔다. 딱딱한 경제 담론에서부터 시작해서 인간승리류의 성공담에 이르기까지 그 방식도 다양하다.
저자는 이와 같은 흐름에서 한발 벗어나, 재벌을 다루지만 그동안 조명되지 않은 ‘재벌가’의 사람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다. “창업주의 DNA를 가진 후손이나 혼맥으로 얽힌 일가가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경영자의 길을 엿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적통만을 비중 있게, 시도 때도 없이 다루는 풍토에서, 그 식상함에서 벗어나려는 개인적 욕구” 때문에 이 책을 썼다는 저자의 집필 동기는 결코 개인적인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저자는 사실에 근거해서, ‘재벌가’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재벌가의 사람으로 불리지 못하든 불리지 않든, 감정 혹은 감상에 의해 변하지 않는 균형 있는 감각을 가지고 그들에 대해 서술한다. 기자 특유의 글쓰기를 통해 사람과 돈과 관련된 소재를 속도감 있게 풀어낸다. 독자들은 저자의 담담한 글쓰기 속에서도 경쾌한 책읽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Contents
01 손자의 홀로서기
래딕스 | 신세계와 카페 ‘만나’
후니드 | 숙부들의 마음의 짐
에이치플레스 | 부친의 마음 씀씀이
02 출가외인 · 백년손님
태은물류 | 딸에 이식된 ‘경영자 DNA'
푸른 | 저축은행 여성 CEO
선진종합 | 王회장 사위
화인 | 사위가 할 일은 없다
태인 | 산악인의 두 번째 인생
03 신(新) 모계사회
한국파파존스 | 처남의 피자 도전기
진명기업 | 미래문고와 친정동생
오성 | 외갓집 3인방
스타리온 | 지천명을 함께 한 동서
코멧 | 혜성의 등장
04 비운(悲運)의 왕자
고려디자인 | 오너로 변신한 며느리
세원 | 늦둥이의 이변
연암 · 송정 | 변방의 경영자
대화 | 종갓집 삼형제
05 형제의 마이웨이(My way)
일양화학 | 본가와 맞잡은 손
알토 | 삼촌의 변신
피플웍스 | 축구 야당 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