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지키는, 넘어서는 K 반도체

“반도체 산업의 게임의 룰은 이미 변했다.
블록화 시대, 이제 반도체 경쟁은
국가 총력전이다!”

2023년 6월 3일, 정부 주도 반도체 국가 전략회의에서 "반도체 경쟁은 산업 전쟁이고, 국가 총력전"이며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긴밀한 공조 하에 속도감 있는 지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앞서 2022년 8월, 미국도 일명 ‘칩스법(The Chips and Science Act)’을 공포하며 세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이 법은 자국 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특정국 및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는 내용을 골조로 한다. 이제껏 반도체의 역사라 자부하며 핵심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던 미국의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것이다.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해 모든 산업이 고도화, 지능화를 추구하게 되면서 반도체가 태풍의 눈이 되었다. 이제 반도체는 경제적 측면을 넘어 안보적 측면에서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변수가 된 것이다. 반도체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한 미국이 반도체 기술 및 산업에 520억 달하는 보조금을 내걸자, 다른 선진국들도 앞다투어 자국에 반도체 산업을 유치하고 육성하는 정책 및 보조금을 책정했다. 일본은 반도체 산업 재건에 2조 엔을 투입했고, EU도 600억 유로의 보조금을 책정하였다. 게다가 AI(인공지능)가 모든 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인식되고, 2030년 117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AI 반도체 시장이 열렸다. 특히 내년부터 2026년까지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중심으로 D램 슈퍼 사이클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유례없는 시장 상황 속에 각국 반도체 기업들은 국가 간 경계를 넘어 전략적 협력을 맺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배타적 반도체 연합을 구축하고 있다. 이제 국가 안보 및 경제를 위한 반도체 블록화는 거부할 수 없는 거대 흐름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