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식민지치하 언론 연구는 신문 연구가 주류를 이루며, 방송에 관한 체계적 연구나 연구자료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 책은 일본의 중견 방송작가인 쓰가와 이즈마가 쓴 『JODK, 消えたコ-ルサイン』을 번역한 것으로, JODK에 재직했던 사람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당시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연감, 통계자료, 신문, 잡지 등 다양한 자료를 인용하여 일제하 조선 방송 역사를 소설을 읽는 듯 생생히 전달하고 있다. 연구서라기보다는 사료를 정리한 기록에 가깝다.
경성중앙방송국(JODK)은 1927년에 방송을 시작하여 1945년 8월 15일 조선의 해방과 더불어 자취를 감추었다. 전파에 의한 식민지 지배의 정보 거점으로서 '소리의 탄환'을 쏘아댄 것이 JODK였지만, 태평양 전쟁과 한국전쟁에 의해 녹음반(錄音盤) 대본, 당직 일기 등의 방송 자료는 거의 소실되었다. 그런 때문에 당시 JODK에 몸담았던 방송국원의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 단편들로 엮었다.
일본인이 저술한 책이지만 역자는 전쟁에 협력한 일본인과 조선인들에게 그와 같은 행동을 하도록 몰고 간 강력한 국가 권력을 규탄하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번역하게 되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