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성장을 요구하는 이 시대, ‘좋은 가족’이라는 기준은 무엇일까? 능력 있는 배우자, 희생하는 부모, 그에 보답하는 말 잘 듣고 성적이 훌륭한 자녀…. 그러다 보니 자기다움을 누르고 가족을 위해 살아야 하는 가족 서사가 점점 부담과 무게감으로 개인을 짓누르기도 한다. 이에 대한 반발로 1인 가족, 비혼, 졸혼 등의 가족 해체가 가속화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혹자는 결혼과 출산으로 이뤄진 기존 가족 형태 대신, 새로운 공동체를 대안으로 내놓기도 한다. 그렇다면 구태의연한 가족관계는 사라져야 마땅한 제도가 되어버린 걸까?
이 책은 이 고민에 대해 신선한 관점을 제시한다. 마흔에 은퇴한 남편, 관습으로 규정되어온 가사노동과 육아 방식을 내려놓은 엄마, 학교 공부보다는 친구들의 사랑과 인정을 위해 뜨개질과 요리를 하는 큰딸, 자기가 원하는 게 아니면 절대 안 하는 고집스러운 작은 딸. 한마디로, 이 가족은 각자 하고 싶은 일을 원하는 만큼만 하다 그만두기를 반복하는 집단이다. 사회 통념상 사회적 성공과 발전을 독려하거나 서로를 위해 헌신하는 대신, 각자의 이야기에 귀를 열고 대화하며 상대를 그대로 인정해준다. 장점과 부족함을 구분하기보다는 개별 특성을 이해하려고 애쓰며, 각자의 방을 가지는 대신 다 같이 거실에서 자기 일을 하며 공존한다. 애쓰고 보상받는 대신, 애쓰지 않지만 분명 서로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되어가는 이 최첨단 가족의 시도들은 우리에게 솔직한 질문을 하게 한다. “과연 우리 가족은 모두가 행복한가? 지금의 가족 안에서 나답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
Contents
프롤로그_ 가족 안에서 살아남기
1. 개인들이 함께 산다는 것
우리가 원하는 가족의 모양
가족, 유전자를 공유하다
다르지만, 가족인 걸로 좋아
죽도록 싸우며 상대를 인정하기
느슨하기에 오래 지속 가능한
타인에게서 ‘나’ 찾기
좋아하는 마음을 스스로 지킨다
미움마저 새롭게 해석하는 자유
2. 비로소 나의 세계가 완성되었다
내 아이를 소개합니다
세상은 주관식이다
그게 정말 큰 문제일까?
배움 자체와 배우고 싶어지는 경험
모두가 성장하는 싸움의 기술
내 아이 키울 곳을 찾아서
넌 엄마 닮아서 잘 살 거야
실수 대처, 유일한 조기교육
인터넷의 습격: 권력자 대 협력자
마음에도 면역이 필요하다
말 안 듣는 애로 키우기
3. 세상의 시스템, 우리 식대로 살기
내가 원하는 경제 교육
각자에게 돈의 의미는 다르다
가족이 돈 쓰는 방법이 다르다면
시골 부동산 아저씨의 진짜 금수저 이야기
나의 성공은 내가 정한다
무조건 이기는 삶
진짜 보상은 남의 쓸모가 되는 것
4. 우리가 선택한 가족 실험
천상천하 유아독존, 우리로 함께 살아가기
가족을 내버려둘 수 있는 용기
먹는 일의 사소함과 위대함
경쟁력 있는 집밥
집밥, 노동 나눔이라는 멤버십
완전한 이별도, 완전한 속박도 없는 관계
솔직하고 당당하게
우연이기에 더 아름다운
가족의 효용
무엇이든 열려 있는, 최첨단 가족
에필로그_ 우리 가족을 소개합니다
Author
박혜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4년간 동아일보 기자로 일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가족과 함께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 시골에 들어갔다. 지금은 시애틀에서 한 시간 떨어진 작은 마을의 오래된 집에서 두 아이와 남편과 산다. 실개천이 흐르고 나무가 잘 자라는 넓은 땅에서 살지만 농사는 짓지 않는다. 도처에 자라나는 블랙베리와 야생초를 채취하고 통밀을 갈아 빵을 구우며 막걸리 누룩으로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먹는다.
정기적인 임금노동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만큼만 일하고도 생존할 수 있는지 궁금해 실험하듯 시작한 생활이 이제 7년째를 맞았다. 평범한 일상이자 작은 실험이기도 한 삶의 모습들을 이메일에 담아 정기 구독 서비스를 운영한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4년간 동아일보 기자로 일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가족과 함께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 시골에 들어갔다. 지금은 시애틀에서 한 시간 떨어진 작은 마을의 오래된 집에서 두 아이와 남편과 산다. 실개천이 흐르고 나무가 잘 자라는 넓은 땅에서 살지만 농사는 짓지 않는다. 도처에 자라나는 블랙베리와 야생초를 채취하고 통밀을 갈아 빵을 구우며 막걸리 누룩으로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먹는다.
정기적인 임금노동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만큼만 일하고도 생존할 수 있는지 궁금해 실험하듯 시작한 생활이 이제 7년째를 맞았다. 평범한 일상이자 작은 실험이기도 한 삶의 모습들을 이메일에 담아 정기 구독 서비스를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