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우리가 찾는 것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맛있는 음식, 개성 있는 거리, 느긋한 온천욕, 즐거운 쇼핑 등 저마다 꿈꾸는 여행이 있다. 『규슈에서 일주일을』은 그런 즐거움을 제공하는 가이드북과는 거리를 두는 조금 특별한 책이다. 굳이 말하자면 불친절한 여행 에세이인 셈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없으며 온천에 발을 담그지도 못할 것이며 번화가를 누비며 쇼핑하는 즐거움도 찾지 못할 것이다. 그 대신 저자와 동행한 눈물겹고 자랑스러우며 묵직한 여행 이야기가 마음에 남을 것이다.
일본을 구성하는 네 개의 섬 중 가장 남쪽에 있는 규슈 지역은 우리나라 여행자가 많이 찾는 곳이다. 지리적인 이점으로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곳이지만 한일 간의 역사적인 고리 또한 곳곳에 숨어 있다. 이 책은 윤동주가 마지막을 맞은 후쿠오카와 그의 흔적, 아리타 도자기의 신이 된 이삼평, 군함도와 원폭 자료관이 보여주는 강제징용의 아픔, 난공불락을 꿈꾸던 구마모토 성, 조선 도공들이 조성하여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는 도자기 마을 미야마, 백제왕의 전설을 안고 있는 남향촌, 한반도에서 건너온 여성을 신으로 모시는 히메시마 섬 등 일주일 동안 규슈 곳곳에 있는 두 나라 간에 이어진 ‘끈’을 찾아가는 여행기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수없이 얽혀 있는 두 나라의 역사를 바르게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긴 시간 동안 일본 전역을 여행하며 두 나라의 역사를 돌아보는 여행을 했다. 저자는 역사를 전공하지도 않았으므로 당연히 역사학자도 아니다. 하지만 역사에 대한 관심은 누구 못지않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일본어 교육을 전공하였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편, 일본 구석구석을 다니며 글을 쓴다. 두 나라 사이의 ‘끈’을 생각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쓴 책이 『규슈에서 일주일을』이다.
Contents
프롤로그
첫째 날-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윤동주- 후쿠오카 현)
둘째 날- 신이 된 사나이(이삼평- 사가 현)
셋째 날- 슬픔을 삼키다(군함도- 나가사키 현)
넷째 날- 난공불락을 꿈꾸다(구마모토 성- 구마모토 현)
다섯째 날- 미야마 느린 산책(미야마마을- 가고시마 현)
여섯째 날- 되살아난 왕의 전설(남향촌- 미야자키 현)
일곱째 날- 히메시마, 그녀를 만나다(히메시마 섬- 오이타 현)
에필로그- 다시 제자리에 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