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비벤덤』의 한국어판은 프랑스에서 출간된 세 권을 한 권으로 묶은 소장판으로, 매 페이지마다 다른 도구와 다른 기법을 사용하여 ‘초절 기교 만화’라 불리는 이 작품의 전부를 즐길 수 있게 구성되었다. 작가인 니콜라 드 크레시가 ‘그래픽 실험실’이었다고 설명할 정도로, 이 작품의 화면을 만들기 위해 데생용 블랙잉크를 베이스로, 수채, 컬러 잉크, 아크릴, 크레파스, 색연필, 파스텔 등이 동원됐다. 다양한 표현기법이 중층적인 이야기와 조화를 이룬 작품의 세계를 구성해내어,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에게 찬사를 얻은 니콜라 드 크레시의 진정한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집이다.
이야기는 청운의 꿈을 품고 대도시 뉴욕쉬르루아르에 상륙한 순진한 바다표범 디에고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디에고에게 노벨사랑상을 타게 해서 대중들의 우상으로 만들려는 뉴욕쉬르루아르의 지배자, 지배자의 명령에 따라 디에고를 교육하는 롬박스 교수, 그리고 이 모든 계획을 물거품으로 만들려는 악마, 그 악마를 이용해서 역사를 고쳐보려는 개들이 디에고를 둘러싸고 ‘이야기’를 장악하려고 애쓴다. 그 사이에 낀 디에고는 자신도 모르게 천상의 모험에 동참하게 된다. 『천상의 비벤덤』은 짧은 시간 만에 고전으로 자리 잡은 작품이면서 읽을 때마다 새로운 발견이 있는, 탐구와 모색으로 가득 찬 대담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