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가 2010년에 펴낸 일본 사상을 만나다―일본의 대표적 사상가 15인의 생애와 사상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편에서 소개하지 못한 16명을 새롭게 정리했다. 이 책에서 논한 인물들 역시 일본 사상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람들이다. 각 인물들에 대한 서술은 앞 책 일본 사상을 만나다와 비슷하다. 도입부가 있고, 생애에 대한 소개가 있으며, 중요한 사상이나 공적에 대한 서술 그리고 연보를 제공하는 순이다.
‘일본 사상’이라는 큰 주제를 염두에 두고 본다면, 이 책은 일본 사상을 만나다에서 소개한 내용을 좀 더 심화시키며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말 그대로 ‘속편’이다. 일본 사상을 만나다를 이미 읽은 독자들은 이 책을 읽어가면서 내용을 다시 상기해보면 좋고, 읽지 않은 독자들은, 이 책만 읽어도 일본 사상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문제가 없으나, 가능하면 두 권의 책을 읽고 함께 읽는다면 좀 더 입체적으로 일본의 사상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일본사상사에서 에도 시대는 모든 일본사상이 망라된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시기 일본의 지식인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임진왜란 이후 한반도에서 전래된 주자학이고, 초기 일본에 소개된 주자학은 조선의 퇴계학이었다. 그들이 읽은 유교 경전은 조선에서 들여간 서적들이었다. 에도 시대 사상사의 한 가지 큰 흐름은 ‘조선’이라는 화두에서 시작하여 ‘천황’이라는 화두로 끝난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 사상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16명의 일본 사상가들을 소개하는 이 책은 ‘조선·한반도’라는 화두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천황’이라고 하는 화두로 변천하게 되었는지, 그것은 일본 사회의 변화, 발전과 어떠한 관련을 가지고 있었는지, 나라 시대의 승려 교키에서부터 근대의 마지막 시기에 등장하는 마루야마 마사오까지 그들의 생애와 사상을 통해 살폈다.
각 사상가의 생애 부분만 골라 읽어도 일본사상사의 대략적인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든 이 책은 일반 개설서와 달리 주석을 상세히 달았다. 좀 더 깊이 있는 일본 연구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Contents
여는글
1. 일본 민중불교의 선구자 교키
2. 일본 불교의 기초를 닦은 엔닌
3. 일본 조동종의 창시자 도겐
4. 정토진종을 부흥시킨 렌뇨
5. 고의학('uj)의 창시자 이토 진사이
6. 서양학의 개척자 아라이 하쿠세키
7. 상인도를 주창한 이시다 바이간
8. 시대를 앞서간 여성사상가 다다노 마쿠즈
9. 복고신도의 집대성자 히라타 아쓰타네
10. 미토학의 집대성자 아이자와 야스시
11. 난학의 완결자 와타나베 카잔
12. 명치유신의 정신적 지주 요시다 쇼인
13. 통합을 중시한 정치가 사카모토 료마
14. 오모토교의 창시자 데구치 나오
15. 일본 민속학을 구축한 야나기타 쿠니오
16. 근대 일본 학술계의 천황 마루야마 마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