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그로테스크의 대표적 유형들이 탄생한 계보와, 그로테스크에 관한 논의들을 평가한다. 축제성, 숭고성, 비정상성으로 그로테스크를 해명하는 기존 담론들은 통약 불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사회 변동기 아노미를 경험하는 대중이 자신의 체험을 예외 상태에 투사하는 경향에 착목해 통합을 시도한다. 괴물과 근원적 세계라는 예술 범주를 통하여 법,제도와 대결하는 군중 정치학의 역관계가 텍스트에 반영된다. 그로테스크는 군중의 능동적 태도나 군중에 내몰린 개인의 수동적 태도를 반영하거나, 양자의 교착 상태를 반영할 수 있다. 그로테스크의 정치학은 잔혹함이나 불결함으로부터 유머를 추출하는 작금의 한국 문화정치 상황을 연구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