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라는 유쾌한 독서 처방전으로 독서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베테랑 편집자이자 열혈 독서인 이수은 작가의 신작. 『평균의 마음』은 전작에서 선보였듯 유머 감각과 해박한 지식, 오래된 책에 대한 진심은 기본값으로 하되 한층 더 깊고 예리해진 이수은만의 지적 통찰력을 보여주는 고전 독서 에세이다. 저자는 행복, 외로움, 돈, 자의식, 공정, 능력주의, 꼰대, 출세, 실패, 부자 등 현대인의 관심사와 우리 시대의 키워드를 실마리 삼아 이번에는 고전에서 인간의 마음, 보편성의 세계를 본격 탐구한다.
자세히, 깊게 읽은 책들은 이렇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기원전 700년경)부터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1969) 등 고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고전 21종을 기본도서로 다루고, 철학서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흄), 과학서 『종의 기원』(찰스 다윈), 『물리와 철학』(하이젠베르크)까지 다양한 분야의 도서 50여 권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검토한다. 본격적으로 다루는 작가는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도스토옙스키, 카프카, 위고, 발자크, 괴테, 세르반테스, 셰익스피어, 호메로스 등 세계문학 대가들이다.
이 책의 여러 미덕 중 하나는 “치열한 자기교육”의 결과인 전문가급 깊이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 점이다. 여기서 그쳤다면 보통 사람을 위해 쉽게 쓴 고전 해설서가 되었을 테지만, 저자가 탄탄한 논리와 독창적인 사유로 구축한 자기 관점과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기에 여느 해설서와 다른 결의 책이 되었다.
Contents
들어가는 말 사랑하지만 나눌 수 없는 것들
1부 몹시 고약한 문제, 나
행복에 대한 무관심: 마틴 에이미스 『런던 필즈』
인기 있는 로맨스 소설의 비결: 존 파울즈 『프랑스 중위의 여자』
외로움의 문체: 어니스트 헤밍웨이 『여자 없는 남자들』
돈은 왜 쓰고 싶나: 스콧 피츠제럴드 「리츠칼튼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
현대인인 여성이 고전을 읽을 때: 조지 엘리엇 『미들마치』
저는 왜 당신과 다릅니까: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부 우리의 파괴력
사회성 동물과 사회적 동물: 윌리엄 골딩 『파리 대왕』
공짜의 나비효과: 마크 트웨인 『얼간이 윌슨』
너는 커서 뭐가 될래: 마이클 영 『능력주의』
경험이 말해주는 것 그리고 미친 꼰대를 피하는 방법: 찰스 디킨스 『어려운 시절』
규칙과 반칙: 프란츠 카프카 『변신』 『심판』 『성』
3부 평균의 마음, 비주류의 마음
평균의 특이점: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출세의 본질: 오노레 드 발자크 『잃어버린 환상』
인간중심주의의 한계: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친화력』
당신이 실패하는 이유: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베드라 『돈키호테』
부자의 딜레마: 윌리엄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옹졸해서 좋은 그 사람: 호메로스 『일리아스』 vs. 베르길리우스 『아이네이스』
까마득한 이해의 지평선을 향해 한 걸음: 플라톤 『국가』
작가의 말 인간적인 것의 위안
추천의 글
Author
이수은
조화와 우아가 나에게 가장 모자라는 덕목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언제부터 알았는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일찌감치 알았다. 비록 황금비율의 신체는 타고나지 못했더라도, 언행을 삼가고 마음 씀씀이를 바르게 하여 품격 있는 인간이 되고자 정진할 수도 있겠건만, 바로 그 말투와 행동거지가,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내 뜻대로 조절이 안 됐다. 일희와 일비의 극렬한 파동운동 속에서 매사가 너무 좋거나 너무 싫어서 도대체 중간이라는 게 없었다. 양철통 같은 마음과 그 안에 담긴 모난 자갈들 같은 생각이 나를 이루는 요체라는 인식은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그래서 고전을 읽으며 깊은 감동을 느꼈다. 그걸 쓴 사람들과 그들이 그려낸 인물들이 모두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마음으로 저마다 자기 시대를 힘껏 살다 갔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때문에. 내 마음이 아름다움의 고전적 정의와 들어맞는 부분이 단 3.03센티미터(한 치)도 없기 때문에, 조화롭고 우아한 것들을 이렇게나 사랑스러워할 수 있는 거라고. 뒤끝 있는 인간, 편애하는 인간, 불만 있는 불완전한 인간. 고전은 이런 나를 괜찮아 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이게 또 부작용이 있어서, 요즘은 부족한 나를 너무 많이 괜찮아 하다보니 뻔뻔해지는 것 같아 다시 새로운 교훈을 찾아 나서고 있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출판사에 입사, 퇴사를 희망하는 편집자로 22년 동안 일했다. 지은 책으로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가 있다.
조화와 우아가 나에게 가장 모자라는 덕목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언제부터 알았는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일찌감치 알았다. 비록 황금비율의 신체는 타고나지 못했더라도, 언행을 삼가고 마음 씀씀이를 바르게 하여 품격 있는 인간이 되고자 정진할 수도 있겠건만, 바로 그 말투와 행동거지가,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내 뜻대로 조절이 안 됐다. 일희와 일비의 극렬한 파동운동 속에서 매사가 너무 좋거나 너무 싫어서 도대체 중간이라는 게 없었다. 양철통 같은 마음과 그 안에 담긴 모난 자갈들 같은 생각이 나를 이루는 요체라는 인식은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그래서 고전을 읽으며 깊은 감동을 느꼈다. 그걸 쓴 사람들과 그들이 그려낸 인물들이 모두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마음으로 저마다 자기 시대를 힘껏 살다 갔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때문에. 내 마음이 아름다움의 고전적 정의와 들어맞는 부분이 단 3.03센티미터(한 치)도 없기 때문에, 조화롭고 우아한 것들을 이렇게나 사랑스러워할 수 있는 거라고. 뒤끝 있는 인간, 편애하는 인간, 불만 있는 불완전한 인간. 고전은 이런 나를 괜찮아 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이게 또 부작용이 있어서, 요즘은 부족한 나를 너무 많이 괜찮아 하다보니 뻔뻔해지는 것 같아 다시 새로운 교훈을 찾아 나서고 있다.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출판사에 입사, 퇴사를 희망하는 편집자로 22년 동안 일했다. 지은 책으로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