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좌파 사상의 여전한 유용성을 설파하기 위해 마르크스로부터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좌파 사상의 흐름을 간명하게 짚어낸다. 얇은 책에 그 많은 내용을 어떻게 담아냈을까 놀라울 정도다. 따라서 좌파 사상의 흐름을 파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특히 좋을 책이다.
그러나 저자의 의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즉 단순히 좌파 사상 공부에 도움을 주는 데에만 있지 않다. 현재를 살아가는 좌파들에 대한 분명한 주장이 담겨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전설적인 공산주의자 로산나 로산다(Rossana Rossanda)는 자서전에 이렇게 썼다. “‘너희는 확신을 품고 살지 않았느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터무니없는 이야기군’이라고 생각했다.” 사실은 이와 정반대였다. “우리는 의문을 품고 살았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항상 불분명하며, 이제까지의 분석은 모두 허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리라. 좌파 사상은 단 한 번도 고정된 적이 없었다. 항상 흔들리는 지반 위에 있었다. ‘모자이크 좌파’는 좌파의 속성이자 숙명인 것이다.
따라서 저자가 탈이데올로기 시대, 위기에 빠진 좌파의 앞길로 제시하는 것은 바로 ‘모자이크 좌파’들의 연대이다. 이 책은 좌파 사상에 대한 좋은 교양서이자 예리한 정치 에세이인 것이다.
Contents
차례
프롤로그 철학에 대한 지식 없이 철학하기
1장 혁명에 대해 말해보자
오늘날 우리는 왜, 어떤 식으로든 마르크스주의자일까?
그런데 왜 한편으로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닐까?
2장 혁명까지 할 필요는 없다
종종걸음으로 이상향에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데 오늘날 누가 과연 이상을 품고 있는가?
3장 그람시 씨가 기꺼이 헤게모니를 장악했다면……
지배자는 어떻게 지배하며,
억압받는 자의 뇌와 심장은 어떻게 투쟁에 이를까
4장 누가 비판적 비판을 하는가?
아도르노 씨는 항상 기분이 나빴다.
계몽과 진보를 둘러싼 갑론을박.
5장 나 자신으로부터의 반란, 그리고 성 혁명에 이르기까지
마르크스 씨는 소외되지 않는 인간을 원하지만,
“도대체 인간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버틀러 씨가 과연 여성이 존재하는지
의심하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6장 인간은 식민화된 물건이 됐다
억압은 억압받는 사람들을 만들어낸다.
“완전히 하찮은 존재가 된 사람들은 절대로 말을 하지 못한다”라는 사실을 스피박 씨는 발견한다. 만약 말할 수 있게 된다면, 그들은 더 이상 하찮은 존재가 아닐 것이다.
7장 말은 곧 투쟁이다
푸코 씨는 권력을 탐구하다가 담론을 발견했다.
또는 그 반대이거나!
8장 서로 네트워크를 이루어라
포스트모더니즘은 어떻게 구좌파를 해체하고
이론을 재조립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