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동아시아에 있어서 불성·여래장 사상의 수용과 변용’이라는 제목에서도 상기할 수 있는 것처럼, 동아시아 불교에서 불성 혹은 여래장 사상은 어떻게 수용되고 또 어떻게 변용되었는지를 주제로 다루고 있다. 불성사상(佛性思想) 혹은 여래장 사상(如來藏思想)의 논점을 한 마디로 압축하여 말한다면,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 혹은 “일체중생개유여래장(一切衆生皆有如來藏)”이라는 문구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한 구절은 동아시아 불교의 수용과 전개 과정에서 등장했던 사상 논쟁의 두 번째 주제를 확연하게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동아시아 불교사상사에서 첫 번째 사상논쟁의 주제로 등장했던 것은 주지하다시피 ‘공(空)’의 이해 혹은 해석을 둘러싼 것이었다. 두 번째 논쟁은 이 첫 번째 논쟁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시점에 시작되어 동아시아 삼국에서는 거의 10세기에 이르도록 지속되었다. 이른바 ‘일체개성(一切皆成)’을 주장하는 측과 ‘일분불성(一分不成)’을 주장하는 측과의 논쟁이다.
잠깐 동안 쟁점이 되었던 논쟁이라고 하더라도 그 논쟁이 사상사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600년 가까이 지속되었던 논쟁이 미친 여파가 어떠했을지는 불문가지이다. 동아시아 불교사상사는 불성(佛性)·여래장(如來藏) 사상의 수용과 변용 그리고 전개의 역사라고 할 만큼, 불성·여래장 사상은 동아시아 불교사상의 중요한 원천을 이루고 있다.
이것은 인도불교사상사의 흐름에서 보았을 때는 일종의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관학파나 유식학파와는 달리 인도불교에서는 독립된 학파로서의 성립을 보지 못했던 불성·여래장 사상이 동아시아 불교에서는 오히려 주류로 등장하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Contents
간행사
편집자 서문
제1 장 불성·여래장 사상이 추구하는 인간관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의 인간관(人間觀) / 타케무라 마키오(竹村牧男)
제2 장 불성론의 형성과 삼론종(三論宗)
·축도생(竺道生)의 돈오성불설(頓悟成佛說)과 불성(佛性)의 관계 분석 / 스징펑(史經鵬)
·삼론학(三論學)의 불성론(佛性論)-입파자재(立破自在)한 무의무득(無依無得)의 중도불성론(中道佛性論)- / 김성철(金星喆)
·길장(吉藏)의 문헌에 나타난 일승(一乘)과 불성(佛性)의 관계 - 일승불성설(一乘佛性說)을 중심으로- / 최은영(崔恩英)
제3 장 불성과 여래장, 해석의 양상
정영사 혜원(慧遠)의 ‘불종성(佛種姓)’과 ‘불성(佛性)’에 관한 논의 / 겅칭(耿晴)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주석서에 나타나는 여래장(如來藏) 이해의 변화 / 석길암(石吉岩)
이불성(理佛性)과 행불성(行佛性) / 키츠카와 토모아키(橋川智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