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파이낸셜 타임스》‘2014 올해의 경영서’최종 후보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과 나란히 오르며 미국 아마존의 경제경영분야에서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천재 이야기꾼”이라는 찬사를 받는 마이클 루이스의 역량은 《플래시 보이스》에서 또 한 번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200만 달러가 넘는 고액 연봉과 보너스, 안락한 삶을 버리고 뛰쳐나와 부패로 물든 월스트리트에 ‘공정’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주식 거래소를 세우게 되는 한 무리의 월가 사내들을 차례로 등장시킨다. 그리고 약탈적 행위임이 분명한 초단타매매의 숨겨진 작동원리를 폭로하고, 일반 및 기관 투자자들의 손해를 재물로 삼아 이득을 취하고 있는 월가의 트레이더들과 대형 은행의 흑막을 흥미진진하게 파헤친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11명의 도둑들이 모여 카지노를 터는 영화 《오션스 일레븐》이 떠오른다. 각각 역할을 맡은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가 한 명씩 전개되고, 그들이 결국 한데 모여 ‘엄청난 일’을 벌이는 이 영화 같은 논픽션은 소설보다도 더 숨가쁘게 읽히며 끝까지 손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독자들이 과연 책을 끝까지 읽었는가, 중간에 읽다 말았는가’를 평가하는 “호킹지수(HI)”에서 금융시장을 다룬 어려운 주제임에도 《위대한 개츠비》에 버금가는 높은 완독율을 받았다는 것만 봐도 이 책의 흡입력이 얼마나 엄청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