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이 나뉜 후, 우리에게 통일은 미처 끝내지 못한 숙제였다. 한반도 안에서는 ‘휴전’이라는 특수성과 맞물려 여러 가지 입장과 의견이 충돌하다 보니, 통일은 쉽게 갈 수 없는 길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우리는 그 길을 가야만 한다. 신간 [통일, 가지 않은 길로 가야만 하는 길]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그 지점이다. 독일의 통일을 직접 목격하고 통일연구원에서 수년간 통일에 대한 생각을 단단히 다져 온 저자는 독일이 통일되는 과정에 비추어, 한반도 통일로 가는 길이 과연 어떤 형태로 닦여야 하는지 설명한다.
분단이 지속될수록 통일의 실현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더욱더 통일을 논의해야 한다. 물론 한반도 통일을 위해선 많은 준비와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독일의 사례를 볼 때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은 세월이 증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책은 한반도 통일의 필연성을 이야기하면서도 그저 ‘장밋빛 미래’를 설계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에게 통일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책 속에 잘 마련해 뒀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은 통일을 이룩한 이후 분단시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커다란 편익을 누리고 있다. 정치적으로 주권을 완전히 회복했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자리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전 세계에 당당하게 군대를 파견하고, 국력에 걸맞은 군사적 역할을 세계적 차원에서 찾고 있다. 통일 이전에는 ‘2등국 외교’, ‘편승외교’라 불리며 미국의 세계정책을 거스르지 않고 따르면서 현실적 이익을 추구했던 그 독일이 2003년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의 애절한 간청에도 불구하고 끝내 참전을 거부했다. 이처럼 통일독일의 모습을 가장 근접해서 지켜본 저자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친다.
그렇다고 이 책이 통일의 장점만을 확대시켜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독일이 통일까지 이르는 과정을 면밀히 분석함과 동시에, 한반도에 제대로 적용시켜 나가는 작업의 필요성 역시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무엇보다 북한 주민의 마음을 열고 그 안에 통일의 씨앗을 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통일이 우리만의 꿈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도 꿈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저자는 남북의 통일정책과 교류협력에 대한 평가와 대안을 제시함과 동시에 한미 관계, DMZ의 활용방안, 그린 데탕트 등 한반도 통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역학관계를 잘 파악하고, 한반도 통일의 효과적인 방향 설정에 좀 더 확신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잘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통일의 길을 걸어야 하는 이유, 통일 이전과 이후의 한반도상의 변화, 북한 주민과의 미래지향적 관계 등 한반도의 통일사가 어떻게 그려질지 그 궁금증을 [통일, 가지 않은 길로 가야만 하는 길]이 해소시켜 줄 것이다.
Contents
머리말
밑바탕
대선 후보자들이 명심해야 할 대북정책 방향 14
통일, 가지 않은 길로 가야만 하는 길 18
자유민주주의, 통일의 기반과 동력 24
억제와 협력의 양면전략 28
북 주민에 희망 심는 대북정책 32
손기웅의 통일세상
1. 통일대북정책
통일세상의 문을 연다 39
통합정책의 통일정책 42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생환거래? 46
드레스덴 제안과 드레스덴 통일열차 50
귀하는 헌법 제4조를 존중하십니까? 54
북은 북… 탈북자 감싸 안아야 59
청소년 통일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62
2. 남북교류협력
남북 청소년 교류방향 67
통일과 문화통일, 남북 문화교류의 필요성 71
인천아시안게임, 남북 사회문화 교류협력의 물꼬? 75
3. 통일준비
통일준비의 준비를 시작하자 81
통일준비위원회에 부치다 85
4. 독일통일
1989 베를린 드라마 감상법 91
독일, 어렵지만 분단보다 낫다 95
독일통일과 통일 24년 후 독일 98
5. 북한 주민 여러분
김정은의 갈림길 105
김정은의 노림수 109
너무 늦으면 역사가 심판한다 113
김정은 위원장에게 고함 116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 여러분! 120
‘통일 마그마’가 꿈틀거린다 124
6. 한·미 관계
쇠고기 파동과 한·미 관계 129
성숙한 한·미 관계와 통일전략 133
진정성이 북핵 해결의 관건 136
동북아 평화안보체제의 추진방향 139
7. DMZ
DMZ 평화적 이용 143
DMZ 유엔환경기구 유치하자 147
DMZ, 물꼬가 될 수 있다 151
남주북종형(南主北從形) DMZ·접경 지역 신남북산업단지 155
‘DMZ세계평화공원’ 조성은 꼭 필요하다 159
‘DMZ세계평화공원’ 조성의 함의 162
‘DMZ세계평화공원’ 1년, 평가와 과제 165
나는 ‘DMZ세계평화공원’ 시민입니다 169
8. 그린 데탕트
남북 환경 분야 협력 방안 173
‘녹색성장’, 상생 그리고 통일 177
남북이 함께 하는 평창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181
지속가능한 한반도, 남북환경공동체와 ‘그린 데탕트’ 185
‘그린 데탕트’, 국가성장과 통일환경 조성 189
다짐
힘을 지렛대로 남북관계 풀자 194
「5·24조치」, 국가성장과 통일? 198
선진민주사회 건설과 통일의 길 202
통일비전과 통일의지의 통일 206
Author
손기웅
독일 유학 중에 베를린장벽의 붕괴를 현장에서 체험하고 통일에 헌신하기로 결심하였다. 1992년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정치학박사를 취득하고, 1994년부터 2018년 통일연구원장으로 퇴임하기까지 통일연구원에서 통일의 길을 걸었다. 현재 (사)한국DMZ학회 회장, (사)한국평화협력연구원 원장, 중국 천진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독일통일 20주년에 발간한 『독일통일. 쟁점과 과제 1, 2 』(2009), 주요 칼럼집 『통일, 가지 않은 길로 가야만 하는 길 』(2015),『통일, 온 길 갈 길』(2020) 등의 저서가 있다.
독일 유학 중에 베를린장벽의 붕괴를 현장에서 체험하고 통일에 헌신하기로 결심하였다. 1992년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정치학박사를 취득하고, 1994년부터 2018년 통일연구원장으로 퇴임하기까지 통일연구원에서 통일의 길을 걸었다. 현재 (사)한국DMZ학회 회장, (사)한국평화협력연구원 원장, 중국 천진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독일통일 20주년에 발간한 『독일통일. 쟁점과 과제 1, 2 』(2009), 주요 칼럼집 『통일, 가지 않은 길로 가야만 하는 길 』(2015),『통일, 온 길 갈 길』(2020)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