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여성 살림

한 생명여성주의자의 불교여성학

『불교 여성 살림』의 저자는 아직 한국에서는 낯선 영역인 '불교 여성주의'를, 불교의 사유 체계에 따라 여성 경험과 양성 관계를 연구하여 분석되고 해석된 여성문제에 대한 이론적·실천적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여남 상생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일련의 이론적·실천적인 행위의 총체로 설명한다. 저자 스스로도 그러했듯이, 많은 여성들이 불교에 의지하여 자신을 다스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여성들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원불교나 불교가 여성학에서 마냥 도외시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책은 과거 여성사를 유교 가부장제가 지배했던 '여성 잔혹사'라고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유교 지배 이전의 무속과 불교의 자장 안에서 비가부장제적 전통을 기억해내고 오늘로 소환함으로써 불교 여성주의가 여성주의의 이론적 조명으로 배제되는 상태를 시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발 딛고 있는 곳의 심층 문화를 자각하고 성찰하며 건강하게 계승하려는 노력이 마음의 회복을 돕는다는 저자의 깨달음이 이 책 전체의 일관된 메세지로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