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불교의 거목 서산휴정의 대표적인 깨달음 입문서 『선가귀감』을 고전문학 연구자 김풍기가 리라이팅한 책이다. 『선가귀감』은 서산휴정이 선교양종판사직을 그만두고 금강산과 지리산 등의 암자를 전전하며 수행에 몰두하던 시기에, 길을 잃은 후학들을 위해 발심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에게 요긴한 등불이 되기를 바라며 찬술한 귀한 책이다. 50여 종의 불교 경전과 어록에서 수행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구절들을 뽑아 재배치하고, 그에 대한 휴정의 설명을 덧붙인 방식으로 편집된 『선가귀감』은 모든 불교 수행의 본체를 한 권에 담아, 어느 한 가지 수행 방법만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한 책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엄밀히 말하자면 불교 학자가 아닌 김풍기는, 서산휴정의 삶과 그가 살던 조선시대의 역사적ㆍ문화적 맥락에서 『선가귀감』의 드넓은 지혜의 바다를 항해한다.
숭유억불의 시련 속에 불교가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했던 서산휴정은 삼교융화론과 삼문수행 등의 체계를 마련하여 새로운 조선 불교의 길을 열고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여말선초에 등장하여 유학 특유의 정합적 논리로 불교를 비판하고 척불 운동을 펼친 신흥사대부들의 공격에서부터, 그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었던 조선 전기 군주들의 불교 탄압 정책들, 그러한 시대의 거센 압력에 맞서 방어하고 저항했던 함허득통 기화, 설잠 김시습 등 불교계의 대응과 승려들의 이야기를 따라 흥미롭게 읽다 보면, 오늘날까지 시대를 뛰어넘는 깨달음을 전해 주는 『선가귀감』이라는 고전이 그와 같이 격동하는 시대 속에서 탄생할 수밖에 없었음을 절로 깨우치게 될 것이다.
Contents
머리말_선으로 가는 길
1부 서산휴정의 삶과 그의 시대
1장_최여신에서 휴정으로
1. 최여신의 고민
2. 깨달음을 향한 서산휴정의 발걸음
2장_조선 전기 척불의 시련과 불교계의 대응
1. 조선 전기 척불정책의 역사적 변모
2. 명종 시기 불교 정책의 전환
문정왕후의 등장, 조선 불교 부흥의 불씨를 되살리다 / 백성들의 숭불과 문정왕후의 호불, 그리고 그 한계
2부 공격과 방어, 새로운 불교 모색의 계기
1장_유교의 대공세
1. 정도전의 입장 변화
2. 『불씨잡변』의 논리
윤회와 인과응보에 의한 화복의 문제 / 윤리의 문제 / 교리상의 문제 / 이단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의 문제
2장_불교가 살아남는 방법
1. 논쟁에 소극적인 불교
2. 함허득통의 반격
3. 설잠, 논쟁에서 한 발 비껴 서기
4. 보우, 정치권력과 불교 사이에서 줄타기
3부 깨달음으로 가는 세 갈래 길
1장_새로운 불교의 모색
2장_『선가귀감』의 저술 의도와 편찬 시기
3장_삼문수행, 조선 불교의 새 길을 열다
1. 깨달음으로 가는 지름길, 간화선
‘한 물건’, 그놈을 찾아서 / 바람 없는 바다에 물결이 이네 / 선 수행과 화두 참구 / 돈오와 점수에 대한 견해
2. 교종, 깨달음으로 가는 또 하나의 길
깨달음 이전의 공부와 교학 / 『선가귀감』이 사랑한 책들 / 깨달음 이후의 공부와 교학
3. 염불, 선과 만나다
타력신앙으로서의 염불 / 염불과 선의 만남 / 휴정의 염불선
4. 서산휴정의 법맥과 그 문도
휴정이 언급한 법맥 / 허균의 글 / 언기, 해안 등의 글 / 새로운 법맥의 확립 / 서산 문도와 조선 후기 불교
5. 머나먼 수행의 길: 수행자의 자세
말세의 어리석은 수행자 / 수행자의 본분과 계율 / 육바라밀의 실천 / 경전 공부 / 대장부의 기상
4장_호국과 불교의 미묘한 조합
1. 시주자의 은혜
2. 국왕의 은혜와 수행자의 자세
3. 수행과 전쟁, 영원히 지속될 평행선
맺음말_수행자를 위한 지도 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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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김풍기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한시 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글쓰기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어디 장쾌한 일 좀 없을까: 김풍기 교수의 옛 시 읽기의 즐거움』 『고전산문 교육론』 『한시의 품격』 『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 『선가귀감, 조선 불교의 탄생』 『옛 시에 매혹되다』 『독서광 허균』 등이 있다. 역서로 『완역 옥루몽』(전5권)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전2권, 공역) 등이 있다.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한시 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글쓰기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어디 장쾌한 일 좀 없을까: 김풍기 교수의 옛 시 읽기의 즐거움』 『고전산문 교육론』 『한시의 품격』 『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 『선가귀감, 조선 불교의 탄생』 『옛 시에 매혹되다』 『독서광 허균』 등이 있다. 역서로 『완역 옥루몽』(전5권)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전2권, 공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