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가 국보에 속하는 귀중한 사서라는 말만 믿고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읽는다면 대부분 실망할 뿐만 아니라 몇 쪽 읽지도 않고 책을 덮어버린다. 물론 내용도 어렵지만 어린 학생도 웃어버릴 허무맹랑한 소리를 비비밥, 잡탕식으로 엮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분석해 보면 허무맹랑한 귀신이야기는 거룩하고 성스러운 우리 조상들의 삶을 은유한 상징으로 표현한 것이며 잡탕식 편집인 듯이 보이는 것은 일연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행간에 숨겼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과 교감하여 살았던 일연의 시대에는 상징과 함축은 이해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합리주의에 젖은 현대인은 원문 번역 자체만으로 그 의미 전체를 알기는 참으로 어렵다.
이 책은 이러한 점을 방영하여 전체의 구성과 각 편의 체제를 분석하였다. 『삼국유사』9개의 편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짜여져 있는가의 분석이다. 이를 통해 인연선사의 의도 즉 불국토구현이라는 『삼국유사』의 주제가 선명하게 나타나도록 했다. 또한 『삼국유사』의 최소 단위인 138개의 조목 중에서 중층의 상징으로 구성된 44개의 조목은 그 구성과 의미를 분석하여 독자들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