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는 금지되어야 한다!
해방 70년, 한일조약 50년을 맞는 오늘,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위하여
이 책은 광장에서 함께 읽히고 토론되어야 한다!
또 하나의 기억, 또 하나의 억압,
21세기의 금서!
“참담한 심경으로 이 책을 낸다.” 이 책은, 2013년 8월에 나온 『제국의 위안부』 초판본에서 ‘도서출판 등 금지’ 가처분신청 ‘일부 인용’ 결정에 따라 34곳을 ○○○○으로 처리하고, 지은이의 새 서문과 2015년 5월 5일 공표된 세계 일본연구자들의 ‘일본의 역사가들을 지지하는 성명’ 등을 부록으로 실은 ‘제2판 34곳 삭제판’이다.
2013년 8월에 책이 나오고 열 달이 지난 2014년 6월 16일, 나눔의집 고문변호사와 소장 등에 의해 위안부 할머니 아홉 분의 이름으로 민?형사 고소와 책의 판매 금지,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접근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이 제기되었다. 고소장에서 원고 측은 328쪽의 책에서 109곳을 지적하며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여덟 달 후인 2015년 2월 17일, 재판부는 가처분신청을 ‘일부 인용’하여, 원고 측에서 수정 신청한 53곳 가운데 34곳을 “삭제하지 아니하고는 출판…해서는 아니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기각한 19곳에 대해 “헌법상 보장되는 학문의 자유 또는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 내에 있다고 보이고, 이러한 견해에 대해 법원이 사전적으로 그 표현을 금지하기보다는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들을 통하여 시민사회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건전하게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은 충분히 이러한 해결이 가능할 정도로 성숙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땅히 책 전체를 시민사회에 맡겨야 한다고 보는 지은이와 출판사는 ‘일부 인용’ 결정에 승복할 수 없어 이의신청을 할 것이나,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이 있는 공론의 장을 위해 우선 삭제판을 내기로 했다.
그러나 이 삭제판은, 체제와 국가에 반하는 사상은 검열하여 출간하던 일제강점기의 모습이다. 결국, 식민지 체험과 그 체험이 만든 갈등에 대해 고찰하고자 했던 책은 뜻밖에도 우리가 여전히 식민지 시대의 ‘잔재’를 살고 있음을 보여준, 지극히 아이러니한 책이 되고 말았다.
Contents
제2판 서문 식민지의 아이러니
서문 다시 ‘생산적인 논의’를 위해서
제1부 '위안부'란 누구인가-국가의 관리, 업자의 가담
제1장 강제연행’과 ‘국민동원’ 사이
1. 죄와 범죄―‘강제로 끌어간’ 건 누구인가
2. ‘위안부’의 전신 ‘가라유키상’―국가의 세력 확장과 이동하는 여자들
유괴범들과 일본의 소녀들/ 조선인의 가담―인신매매와 성매매/
공창과 사창―여러 종류의 위안소들
3. 우리 안의 협력자들
4. ‘강제로 모집된’ 정신대
5. ‘소녀 20만’의 기억과 피해의식
제2장 위안소에서―풍화되는 기억들
1. 일본군과 ‘조선인 위안부’―지옥 속의 평화, 군수품으로서의 동지
위안부의 역할/ 사랑과 평화/ 또 하나의 일본군―수치와 연민/
관리자로서의 일본군/ 병사와 위안부/ 망각되는 기억들 2. 전쟁터의 포주들 종군하는 업자들/ 강제노동과 착취/ 감시·폭행·중절/ 제국의 위안부
제3장 패전 직후―‘조선인 위안부’의 귀환 1. ‘일본인’에서 ‘조선인’으로
2. 극한상황 속에서
제2부 기억의 투쟁―다시, ‘조선인 위안부’는 누구인가
제1장 지원단체의 ‘위안부’ 설명
1. 근본적인 오해 2. 정보 은폐와 ‘공적 기억’ 만들기
3. 억압으로서의 ‘성노예’상 4. 박물관의 ‘위안부’ 5. 소거되는 기억들
제2장 하나뿐인 ‘조선인 위안부’ 이야기
제3장 공모하는 욕망들
제4장 일본인 지원자들의 문제 1. 페미니즘의 모순 2. ‘가해자’란 누구인가
제5장 일본인의 부정의 심리와 식민지 인식 1. ‘조선인 위안부’란 누구인가―소설 「메뚜기」의 위안부 2. 관여 주체는 누구인가
3. 그들만의 ‘법’
4. ‘애국’하는 위안부
‘자발성’의 구조/ ‘적극성’의 배경/ ‘과거’를 생각하는 의미
제3부 냉전 종식과 위안부 문제
제1장 해석의 정치학―‘사죄와 보상’을 둘러싼 갈등
1. ‘위안부 문제’의 발생과 경과
2. ‘고노 담화’와 강제성 3. 여야가 합의한 아시아여성기금
4. ‘사죄수단’으로서의 기금 5. ‘위로금’인가 ‘속죄금’인가
6. 위안부/지원단체의 분열과 당사자주의의 모순 제2장 정치화된 일본의 지원운동 1. ‘위안부 문제’의 도구화
2. 정부에 대한 불신과 운동의 정치화 3. 지원운동의 변화와 향방
제3장 한국 지원운동의 모순 1. 서울 정대협 운동의 공과 ‘위안부’가 없는 ‘위안부 소녀상’/ 정대협의 힘과 민족권력
2. 서울 정대협의 요구를 다시 생각한다
죄인가 범죄인가/ ‘공식 사죄’와 ‘법적 책임’
3.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읽는다
피해자들의 생각과 한일협정/ 한일협정의 논의/ 한일합방조약의 구속/
제국과 냉전시대의 한계/ 위안부에 대한 이해 제4장 세계의 생각을 생각한다
1. 쿠마라와스미 보고서 2. 맥두걸 보고서의 ‘최종보고’ 3.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4. ILO 조약권고적용전문가위윈회 소견 5. 사라진 ‘조선인 위안부’ 문제
제5장 일본 정부에 기대한다―새로운 조치에 나서야 할 세 가지 이유 1. 1965년 한일협정의 한계
2. 미완의 1990년대 ‘사죄와 보상’
3. 세계의 시각과 일본의 역할
제4부 제국과 냉전을 넘어서
제1장 위안부와 국가 1. 위안부와 제국 2. 위안부와 미국 3. 위안부와 한국 제2장 새로운 아시아를 향해서―패전 70년, 해방 70년 1. 식민지의 모순 2. 냉전의 사고 3. 해결을 위해
후기
참고문헌
부록 1: 위안부 문제,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
부록 2: 일본의 역사가들을 지지하는 성명
Author
박유하
박유하는 서울에서 나서 서울에서 자랐다. 고교 졸업 후 도일, 일본 게이오 대학과 와세다 대학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을 전공하고, 「일본 근대문학과 내셔널 아이덴티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한 뒤 세종대 일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시리즈를 기획, 편집하고 일본을 대표하는 지성 가라타니 고진의 저서를 번역하는 등 근현대 일본 문학과 사상을 소개하는 작업과 함께, 민족제국젠더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일본 근대문학에 대한 비판적 재해석을 시도해왔다. 또한 민족주의를 넘어선 연대를 모색하는 한일 지식인모임 ‘한일, 연대21’을 조직하고,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쓰고 발언하면서 한일 간의 참 화해를 위한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반일민족주의를 넘어서』,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 『제국의 위안부식민지 지배와 기억의 투쟁』, 번역서로 『마음』, 『만연 원년의 풋볼』,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 『인생의 친척』 등이 있다.
박유하는 서울에서 나서 서울에서 자랐다. 고교 졸업 후 도일, 일본 게이오 대학과 와세다 대학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을 전공하고, 「일본 근대문학과 내셔널 아이덴티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한 뒤 세종대 일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20세기 일문학의 발견’ 시리즈를 기획, 편집하고 일본을 대표하는 지성 가라타니 고진의 저서를 번역하는 등 근현대 일본 문학과 사상을 소개하는 작업과 함께, 민족제국젠더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일본 근대문학에 대한 비판적 재해석을 시도해왔다. 또한 민족주의를 넘어선 연대를 모색하는 한일 지식인모임 ‘한일, 연대21’을 조직하고,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쓰고 발언하면서 한일 간의 참 화해를 위한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반일민족주의를 넘어서』,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 『제국의 위안부식민지 지배와 기억의 투쟁』, 번역서로 『마음』, 『만연 원년의 풋볼』,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 『인생의 친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