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인 화폐의 본질은 바로 신뢰와 절제이다. 생필품에서 예금 계좌의 숫자까지 화폐의 모습은 다양하게 변했지만, 화폐가 화폐로 기능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의 신뢰와 절제 덕분이었다.『화폐 이야기』는 인류의 화폐가 어떻게 시작되고 진화해 현대 사회에까지 오게 되었는지, 화폐에 대한 인류의 애증과 윤리는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화폐 제도에서 파생하는 권력관계와 이를 둘러싼 다툼의 역사는 어떠했는지, 오늘날 화폐 제도를 관장하는 중앙은행의 표준을 제시한 영란은행은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 애덤 스미스와 케인스 같은 선지자들의 화폐에 대한 식견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살펴봄으로써 화폐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했다.
화폐의 역사가 들려주는 교훈을 바탕으로 화폐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별하고, 정책 담당자들과 경제학자들이 머리를 맞대 보다 나은 화폐 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경제 관련 정책 입안자들에게는 화폐의 공급과 수요 전반을 꼼꼼하게 살필 것과, 무리하게 화폐가 할 수 없는 일을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과욕을 경계하고 화폐의 신뢰성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권고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일반 독자들에게는 혼란스럽고 음모론적인 설명에서 벗어나 화폐의 본질은 신뢰라는 점을 인식시켜 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화폐에 대한 무지에서 벗어나 중앙은행과 정부의 통화 정책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Contents
프롤로그
1장 화폐와 함께 떠나는 역사 산책
돌고 도는 화폐│화폐란 무엇인가│상품 화폐와 금속 화폐의 탄생│금속 화폐의 진화│비정형적인 괴에서 주조 화폐로│화폐의 암흑기, 그 빛을 잃다│화폐의 빛이 되살아나다│금세공인들의 약속 어음에서 시작된 지폐│법정 지폐의 발행│예금 화폐의 등장│신용 화폐의 시대│우리나라 화폐의 어제와 오늘│미래의 화폐를 상상한다
2장 금화와 은화의 아바타, 지폐의 홀로서기
황금에 대한 이중적 인식│어떻게 귀금속이 돈이 되었나│금속 화폐의 작은 도둑 큰 도둑│신대륙의 금과 은은 축복인가 재앙인가│금속 화폐의 위조와 변조를 막아라│지폐의 등장│지폐, 새로운 문제를 낳다│금속 화폐의 아바타로서 지폐│금 본위제를 종식시킨 대공황│지폐의 홀로서기│화폐의 남발을 억제할 수 있는 메커니즘
3장 금융의 빛과 그림자
금융을 따라다니는 운명적인 주홍글씨│빌리고 빌려 주는 것은 기본적인 경제 활동│중세의 금융, 윤리와 종교의 그림자에 가리다│대부업에서 은행업으로 진화한 메디치 가문│금융 혁신의 삼두마차 암스테르담, 스톡홀름, 런던│채권과 주식, 금융의 또 다른 진화│19세기 유럽의 지배자 로스차일드 가문│미국 금융 제도와 금융 산업의 설계자, JP모건│금융은 인간의 탐욕 수단일 뿐인가
4장 영란은행, 중앙은행의 살아 있는 역사
화폐와 국가 권력 161│영란은행 탄생 전야│‘민간 은행’으로서 영란은행│‘정부의 은행’으로서 영란은행│‘독점적 화폐 발행 은행’으로서 영란은행│‘은행의 최종 대부자’로서 영란은행│금 본위 제도의 지휘자 영란은행│전 세계에 수출된 영란은행표 중앙은행│오늘날 영란은행의 변신은 무죄?
5장 기축 통화, 파운드와 달러의 각축
세계 최고의 화폐, ‘기축 통화’│기축 통화의 특혜는 공짜가 아니다│인류 역사상 최초의 기축 통화로 부상한 파운드화│파운드, 금과 같은 반열에 오르다│전쟁의 상흔이 파운드화를 흔들다│달러, 새로운 슈퍼머니로 등극하다│달러 파워, 국제 통화 체제를 장악하다│그들에게는 여전히 소중한 조국의 얼굴│국제 통화 제도는 대립 아닌 공조의 역사
6장 애덤 스미스에게 배우는 화폐의 기본
‘화폐는 분업과 교역을 촉진해 국부를 창출한다’│‘금과 은의 실질 가격이 개별 상품의 가격과 물가를 결정한다’│‘금은 복본위제는 성립하기 어려우니 금이 화폐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금화와 은화는 물가 안정 측면에서 성공적인 화폐였다’│‘소중한 귀금속을 화폐로 사용하는 것은 어리석다’│‘과도한 지폐 발행을 경계해야 한다’│‘은행의 지폐 발행과 대출은 신중해야 한다’│‘지폐가 금화와 은화를 완전히 대체할 수도 없고 대체해서도 안 된다’│『국부론』을 덮으며
7장 화폐 이론과 화폐 정책의 달인 케인스
케인스와 화폐
-『화폐 개혁론(A Tract on Monetary Reform)』(1923)
‘인플레이션은 정의롭지 않고 디플레이션은 이롭지 못하다’│‘인플레이션으로 정부의 곳간을 채우지 마라’│‘물가는 화폐량과 일대일 관계는 아니지만 화폐로 관리할 수 있다’│‘화폐적 변동 요인은 환율과 구매력 비율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금 본위제 복귀는 우리의 운명을 야만 시대의 유물에 맡기는 꼴이다’
-『화폐론(A treatise on Money)』(1930)
‘저축이 미덕이 아니고 소비가 미덕이다’│‘금화의 공급이 반드시 국부를 증가시키지는 않는다’│‘영국의 금 본위제로의 환원과 금융 긴축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금 본위제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협력해야 유지된다’│‘대공황은 고금리가 원인이다. 영란은행과 미국 연준은 금리를 낮추라’│‘화폐는 현재와 미래를 잇는 다리다’
8장 화폐를 다스리는 지혜와 절제
안정된 화폐와 경제적 번영│자유로워진 그러나 더 위험해진 화폐│화폐와 경제 이론│케인스주의 대 통화주의│모두가 환영할 만한 화폐 제도는 있을까│금의 귀환은 왕의 귀환?│화폐가 할 수 있는 일, 할 수 없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