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르게 피고 지는 들꽃이 어떻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지 전하고 있는 동화책입니다. 땅속에서 잠자고 일어난 새싹은 조금씩 팔을 벌리며 햇볕과 숨바꼭질을 하고, 바람과 달리기를 하며 신 나게 놉니다. 그러는 사이 가느다랗던 줄기는 튼튼한 줄기가 되고, 조막손 같던 이파리는 제법 듬직한 잎이 되어 파랑파랑 춤을 추기도 합니다. 알록달록한 열매를 맺으며, 다시 씨앗이 땅 속으로 들어가 겨울을 기다리는 아름다운 들꽃들의 한해를 잘 담았습니다. 이 동화책의 가장 특이한 점은 그림을 사용하지 않고 아름다운 식물의 모습들을 실과 천으로 만들어 사진에 담았다는 것입니다.
곱고 편안한 천 위에 알록달록하고 아름다운 자수로 식물이 자라나는 모든 과정을 표현하고 이를 선명한 사진으로 촬영하여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작가는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헝겊을 고르고, 실과 바늘을 골라 한 땀 한 땀 수를 놓아 그림을 빚었습니다. 작은 새싹들, 떨어지는 빗방울들, 자라나는 식물과 꽃, 그리고 다람쥐와 고슴도치 같은 귀여운 동물들까지 자수와 바느질을 통해 아릅답고 차분하게 묘사했습니다. 아이들은 만져질 것만 같은 사진들을 보면서 미적 감각을 키워나나고, 아름다운 들꽃들이 한해동안 자라고 겨울을 기다리는 과정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