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어머니라는 낙원이 있었어요.
그 낙원은 불행, 사랑, 부당함, 증오, 이 모든 것이었죠.”
_마르그리트 뒤라스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
우리가 사랑하는 ‘글 쓰는 딸들’의 삶과 작품 속 어머니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학·지성계의 아이콘이자 시대를 앞서갔던 여성 작가들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시몬 드 보부아르,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삶과 작품을 그들의 어머니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본 의미 있는 저작이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이 세 사람은 최근 몇년 사이 페미니즘 리부트 열풍과 더불어 국내 독자들 사이에서도 다시금 주목받으면서 기존 작품들이 재번역·재출간되고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이 끊임없이 번역되어 나오는 등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작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1871년에서 1914년 사이, 세기의 전환기에 태어난 세 사람은 시대에 맞선 저항자라는 점 외에도 덜 알려진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삶은 물론 작품에까지 강력한 영향을 미친 어머니, 사실상 최초에 이들이 글을 쓰도록 만들었던 ‘빅 마더’를 두었다는 것. 뒤라스의 어머니 마리 도나디외, 보부아르의 어머니 프랑수아즈, 콜레트의 어머니 시도. 이 어머니들은 군림하거나, 지나쳐서 넘치거나, 모든 것을 감싸서 끌어안으려 했다. 그들은 딸을 사랑했다. 무척 사랑하거나, 과도하게 사랑하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사랑했다. 그리고 세 딸은 그 사랑에 대해, 대개는 견딜 수 없는 사랑인 터라, 각자 글을 썼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그런 세 딸과 어머니의 이야기를 하나로 이어붙인, 거창하게 말해 3부작 전기이다.
지금까지 정신분석학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바탕으로 남성 작가와 그 아버지와의 관계를 분석한 시도는 여럿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여성 작가의 삶과 작품에서 어머니의 영향을 추적한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글 쓰는 딸들』은 더욱 뜻깊은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기자이자 작가인 이 책의 저자 소피 카르캥은 그들이 살던 시대가 “아직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만능열쇠로 여기기 전이어서, 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아버지에게 자리를 내어줄’ 필요는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소피 카르캥은 이 책에서 이미 알려진 사실들을 뒤집어놓으려는 야심을 부리기보다, 자신이 기존 저작들에서 천착해온 심리학을 토대로 의미 있는 하나의 관점을 제시해 보인다. 세 작가의 소설과 에세이와 편지, 생전의 다양한 인터뷰, 세 작가를 다룬 전기와 평론 등을 총망라해 그 사이에서 어머니와 관련된 내용들을 추출해낸 뒤, 사실의 빈자리들은 가능할 법한 소설적 상상력으로 메워 독자들이 마치 이들의 삶에 들어갔다 나온 듯 느낄 수 있도록 생생히 엮어냈다. 카르캥이 펼쳐놓은 무대는 뒤라스가 살았던 1910~30년대 인도차이나의 메콩삼각주, 보부아르가 자란 20세기 초 파리의 부르주아 사회, 콜레트가 자연에 대한 사랑을 키운 19세기 말 부르고뉴 들판과 생소뵈르 마을이다. 이렇게 세 딸과 세 어머니, 여섯 사람의 삶과 한 시대를 엮어낸 한권의 매력적인 책이 우리 앞에 놓였다.
Contents
들어가며: 세 딸과 그 어머니들
마르그리트 뒤라스와 마리 D.: 양면적 사랑
프롤로그. 1980년 여름의 만남
1장. 죽은 아기의 이름을 물려받다
2장. 말할 수 없는 비밀
3-1장. 바다를 건너 유년기와 작별하다
3-2장. 빈롱에서?어머니라는 모범과 반모범
4장. 거울 앞에서
5장. 어머니를 떠나며
시몬 드 보부아르와 프랑수아즈: 지배하는 사랑
1장. 뤽상부르 공원의 떼쟁이
2장. 데지르 학교의 영재 입학생
3장. 한 세계가 무너지다
4장. 거울 앞에서
5-1장. 처음 만나는 자유
5-2장. 마침내 독립하다
6장. 더 치열하게
콜레트와 시도: 융합하는 사랑
프롤로그. 클로딘, 달콤한 갈망
1장. 생소뵈르, 고양이 마을
2장. 시도, 여명 같은 어머니
3장. 생소뵈르와 파리 사이
4장. 어머니와 딸의 전쟁
5장. 윌리, 사랑 혹은 구속
6장. 영원한 분리
주
옮긴이의 말
Author
소피 카르캥,임미경
프랑스의 기자이자 작가. 심리학자 마리즈 바양과 함께 심리학적 관점에서 자매 사이를 살펴본 『자매 사이: 여성성의 문제』(2008),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중심으로 프랑스 대표 여성 작가들의 삶을 그려낸 『글 쓰는 딸들: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와 그들의 어머니』(2014)를 펴냈다. 주로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글과 소설을 써왔고, 그중 『저녁에 읽어주는 100가지 이야기』(2007), 『성장에 필요한 작은 이야기들: 아이의 두려움과 근심과 질문을 함께 나누기 위해 저녁마다 읽어야 할 책』(2009) 등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밖에 그래픽노블 『시몬 드 보부아르: 세상에 맞선 소녀』(2016)가 있다.
프랑스의 기자이자 작가. 심리학자 마리즈 바양과 함께 심리학적 관점에서 자매 사이를 살펴본 『자매 사이: 여성성의 문제』(2008),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중심으로 프랑스 대표 여성 작가들의 삶을 그려낸 『글 쓰는 딸들: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와 그들의 어머니』(2014)를 펴냈다. 주로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글과 소설을 써왔고, 그중 『저녁에 읽어주는 100가지 이야기』(2007), 『성장에 필요한 작은 이야기들: 아이의 두려움과 근심과 질문을 함께 나누기 위해 저녁마다 읽어야 할 책』(2009) 등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밖에 그래픽노블 『시몬 드 보부아르: 세상에 맞선 소녀』(2016)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