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 남자가 있다. 올해 65세,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삶을 살아온 이 시대의 보통 남편이자 평범한 아버지이다. 그는 올 2월 매우 희귀한 병인 ‘간내 담도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완치 사례도 없고, 짧으면 2-3개월밖에 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가 믿을 수 있는 것은 그 자신뿐이었다. 이 책은 극단적 저자가 시한부 진단 이후 6개월여 동안 자신이 겪은 병원 치료와 자연치유의 과정을 기록한 투병기이자 자기 존엄의 선언서이다.
저자는 죽음을 선고 받은 이후, 매일매일 죽음과 대면하며 살고 있다. 조금 과장한다면, 그의 선택 하나하나가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결정적 중요성을 지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완치 사례가 없기 때문에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걷는 만큼 모든 것이 조심스럽기 그지없으며, 반대로 그의 기록은 뒷사람들을 위한 중요한 안내도의 역할을 할 것이다. 책은 저자가 암세포와 동행을 시작한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올린 글들을 엮은 것으로, 솔직하면서도 비장하고, 생과 사를 초월한 듯하면서도 간절하고, 지극히 여유있는 것 같으면서도 현실적인 한 인간의 투병기를 통해, 독자들은 삶을 반추하고 통찰하는 계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