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간단한 성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미성숙한 사회를 헤쳐 나가기 위한 우리의 고군분투
『곤란한 성숙』은 책임과 용서, 노동과 경제활동, 교육과 연대를 토대로 삼아 ‘성숙한 어른’의 삶이 무엇인지 일궈 낸다. 일본의 대표 사상가인 우치다 타츠루가 말하는 ‘성숙한 어른’이란 곧 모두가 오기 전에 사무실을 청소하고 모두가 돌아간 다음 찻잔을 설거지해 두는 일, 즉 모두가 꺼려하는 ‘눈 치우기’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하며 살아가는 일의 인간다운 면모를 무엇보다 중심에 두고서 성숙한 인간이 ‘중추’가 되어 움직이는 사회를 펼쳐 보이는 우치다 타츠루의 사상은 책의 전반에 걸쳐 묵직한 울림을 자아낸다.
이 책은 우치다 타츠루의 오랜 담당 편집자였던 이노우에 다쓰야의 주재로 ‘야간비행(夜間飛行)’의 웹진에 연재한 수 년 간의 인생 상담 기록이다. 우치다 타츠루는 이노우에의 질문이 일상적인 업무나 가족 관계 속에서 스스로 절실하게 답을 찾고 있던 문제들이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따라서 고도의 경쟁 사회에서 남을 죽이고 살아남는 방법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가장 가까운 ‘육친’의 마음으로 써 냈다고 말한다. 그는 성숙한 어른을 꿈꾸며 스스로 답을 찾고 있을 청소년에게 이 시대의 어른으로 한 걸음 다가간다.
Contents
005 한국어판 서문
010 머리글
1 사회와 나
019 책임을 지는 일은 불가능하다
029 정의가 성립하는 조건
040 규칙과의 타협점을 찾다
052 공평함?공정함fairness이란 무엇인가
063 일본을 변화시키려면
2 노동과 나
077 노동이란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093 조직의 최적 규모
105 회사란 ‘전투 집단’이다
120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129 집착과 긍지를 가르는 것
136 운과 노력 사이에서
3 증여와 나
147 격차론의 아포리아
169 증여 사이클의 출발점
183 증여의 훈련
191 화폐 이야기
201 어른이 된다는 것
4 교육과 나
213 금방 들통날 거짓말
228 죽음에 대해 생각하다
242 ‘청년’이 있었던 시대
252 교육이란 ‘참견’과 ‘인내력’이다
267 인생 길잡이로부터의 ‘졸업’
272 육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거리의 사상가’로 불리는 일본의 철학 연구가, 윤리학자, 무도가. 도쿄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에마뉘엘 레비나스를 발견해 평생의 스승으로 삼고 프랑스 문학과 사상을 공부했다. 도쿄도립대를 거쳐 고베여학원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가 2011년 퇴직하고 명예교수가 되었고 현재는 교토 세이카대학의 객원교수로 있다. 글을 통해 70년대 학생운동 참가자들이나 좌익 진영의 허위의식을 비판해 스스로를 ‘업계 내에서 신보수주의자로 분류되는 것 같다’고 하지만 헌법 9조 개정에 반대하고 아베 내각을 ‘독재’라는 강한 표현으로 비판하고 있고, 공산당 기관지와의 인터뷰에서 ‘마르크스의 가르침의 가장 본질적인 대목, 즉 사물의 근저에 있는 것을 파악한다는 의미에서 래디컬한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하는 등 진영의 논리를 넘어선 리버럴한 윤리학자의 면모가 강하다.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현재까지 공저와 번역을 포함해 10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2011년 그간의 저술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놀랍고, 재미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을 모토로 삼은 이타미 주조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 『망설임의 윤리학』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 『어른이 된다는 것』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사가판 유대문화론』(고바야시 히데오상 수상) 『하류 지향』 등이 있고 정신적 스승인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곤란한 자유』 『초월, 외상, 신곡-존재론을 넘어서』 『폭력과 영성』 『모리스 블랑쇼』 등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