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가 통일로 가야 합니다
민통선이 민족통일선이 되는 그날까지, 더 많은 통일걷기를 기대합니다
이 책의 저자 이인영은 더불어민주당의 현역 3선 의원으로 이른바 ‘586’ 정치인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정치인이 민통선 횡단에 나섰다는 것은 뻔한 ‘일회성 잔치’에 불과할 것이라는 편견,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철부지 행동’이라는 일부 보수의 비난 등과 맞서면서 ‘2017 통일걷기’의 대장정은 시작되었다. 이인영과 이 길을 함께 했던 연인원 200여 명의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일상도 포기해가며 한여름의 뙤약볕을 걷고 또 쏟아지는 장대비까지 감수해가며 민통선 337km를 걸었던 걸까? 이인영은 “바보같지만 통일이 멀어지는 이 시간에 그저 통일이 다가오기를 넋 놓고 기다릴 수 없어서" 라면서 "민통선은 민간인 출입 통제선이 아니라 민족통일로 가는 길, 평화와 생태의 선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합니다. 언젠가는 남방한계선도, DMZ도 걷고 평양과 금강산을 거쳐 정말 백두산까지 걷고 싶습니다.”라고 답한다.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이인영과 그의 친구들은 걸었고, 역설처럼 그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기록들을 엮은 책이 출간되었다.
이인영은 8월 3일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출발해 8월 15일 파주 임진각에 도착하기까지 13일간의 장정을 일지 형식으로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길과 땅에 얽힌 사연, 함께 걸은 사람들에 대한 인연과 추억과 기대, 간단한 에피소드, 매일 저녁 진행됐던 노변정담의 교훈들을 시간대별로 정리하였고 지도, 거리, 소요시간, 식당이나 숙소까지 함께 수록해 놓았는데, 이 책은 뒤에 민통선을 걷는 이들에게 아니 걷고자 하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훌륭한 이정표가 되기에 충분하다.
‘2017 통일걷기’라 명명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인영은 민통선이 우리 모두가 더 담대해지는 참 평화의 길이 되도록 계속 걸을 것을 제안하며 책을 끝맺었다.이인영은 이 약속을 지킬 것이다. 그의 전작 『산티아고 일기』(2011년 출간)에서 “나는 지금부터 통일의 길을 걷고자 한다. 우리는 아무리 늦어도 20년 안에 통일을 해야 한다. 복지국가의 길도 20년쯤이면 도달할 수 있다. 꿈같은 얘기지만 아득한 800km의 그 길을 걷고 또 걸으니까 끝이 보였듯이 나는 반드시 통일과 복지의 종착점에 도달하겠다.”라고 마무리했는데, 그 다짐을 기억하는 이 하나 없어도 묵묵히 실천해오고 있었듯이 그는 또 자신과의 약속을 이어가고 있다.
Contents
[책을 내며] 책을 한 권 내고자 걸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수백 권을 내서라도 통일의 길을 열 수 있다면 그 또한 마다할 일은 아닙니다
[프롤로그] 분단 적대 죽음을 넘어 통일 평화 생명으로
[D-2일] 마음을 준비하며
[D-1일] 태몽처럼 꽂히는 꿈, 통일
[1일째] 통일전망대와 해금강, 문 닫힌 남북출입사무소를 다시 열고 싶다
[2일째] 소똥령으로 돌아가며, 민통선을 서성이다
[3일째] 백두대간의 먼발치, 향로봉에서의 아쉬움
[4일째] 먼멧재와 펀치볼 그리고 돌산령터널의 끝
[5일째] 두타연의 비목 그리고 가시철망, 평화의 꽃으로 피어나다
[6일째] 수변의 아침, 평화의 댐 그리고 안보의 역설
[7일째] 아무도 가지 않는 길, 수리봉
[8일째] 옷도 신발도 피부도 젖어 넘는 말고개
[9일째] 선물 같은 무지개, 암정교의 상흔과 끊어진 철교 그리고 정연리의 은하수
[10일째] 철마는 달리고 싶다, 월정리역 그리고 철책선 너머의 백로와 고라니
[11일째] 화랑 고개와 통일의 열쇠, 이철우의 기도
[12일째] 다시 사람들이 다니는 길, 통일꾼들이 모이는 민통선
[13일째] 임진강이여, 통일의 강이여
[후기 하나] 길에 대한 미련, 다시 걷겠다는 약속
[후기 둘] 잊을 수 없는 사람들, 민통선 길 위의 사람들
[후기 셋] 민통선의 10경 그리고 마음에 남겨둔 길
[에필로그] 민통선을 더 잘 걷기 위해
[참가기] 최태영, 임찬기, 김정빈, 김영필, 송준호, 양명희, 정창우김은식, 김호경, 이병철, 김담
[민통선 생태기록] 12박 13일 민통선에서 만난 꽃과 식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