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다롄인가? 이 질문을 책의 구성과 내용에 맞추어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쓴다면, ‘왜 지금 한국, 중국, 일본의 연구자가 공동으로 다롄을 연구해야 하는가?’가 될 것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먼저 공동연구의 참가자들이 주목하고 고민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 즉 어떤 지금인가에서부터 고찰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2015년은 동북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70주년’이라는 단어가 화제가 되었던 해였다. 이 70주년이 가리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이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제 관계가 지금의 상호간 또는 다자간 관계에 복잡하게 작용하고 있는 한중일 삼국에게 그 의미는 각각 다르게 읽힌다. 먼저 우리에게 이 70주년이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 70주년이자, 여전히 우리의 정치와 경제, 사회 전반을 옭아매고 있는 분단 70주년을 의미한다. 그리고 중국에게는 이른바 항일전쟁(抗日戰爭)과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70주년을 의미하며, 일본에게는 제국주의의 종식과 ‘패전’ 70주년을 의미한다.
동북아시아의 현 상황은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북한이 주축이 되는 국제 관계의 틀 안에서 읽혀야 하는 동시에, 오늘날의 관계를 만든 역사의 궤적 안에서 고찰되어야 한다. 70주년이라는 숫자가 가리키는 것은 1945년 이후의 오늘이지만, 탈냉전 이후 세계화의 기치 아래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이 강화되는 한편 정치군사적 마찰이 격화되고 있는 오늘날의 제 상황들은, 19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전반에 걸친 동북아시아 내 제국주의의 확대와 식민지·반식민지의 경험, 20세기 중후반에 걸친 냉전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자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Contents
[들어가는 글] 왜 지금 다롄인가 | 권경선
제1부 식민지도시의 구조와 기능
1. 식민지도시 다롄의 건설 | 장샤오강
2. 일본 제국주의 시기 다롄의 식민통치기관과 사법제도 | 진완훙
3. 20세기 초 다롄의 산업구조와 주민의 직업구성 | 권경선
4. 식민지도시 다롄과 주민의 생활공간 | 권경선·사카노 유스케
제2부 식민지도시의 사회와 문화
5. 20세기 초 해항도시 다롄과 말라리아 | 김정란
6. 식민지도시 다롄과 노동자 | 권경선
7. 한인의 다롄 이주와 민족사회의 형성 | 류빙후1
8. 다롄 일본인사회의 신사 창건과 지역 유력자 | 한현석
9. 다롄 일본인사회와 일본불교 | 김윤환